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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향기

모란이 피기까지는

텐버 2015. 5. 12. 13:35
 

 
 

모란이 피기까지는    - 김 영 랑 -

 

모란이 피기까지는

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.

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

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.

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

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

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

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

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

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

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니다.

모란이 피기까지는

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.

찬란한 슬픔의 봄을
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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